주식/주식종목분석

LG화학 종목 분석, 거침없이 성장하는 체격과 빈틈 없는 구조, 걸맞게 수렴하는 기업가치

슈개용 2021. 8. 20. 16:19
반응형

LG화학

10년간의 웅크림과 격변의 초입(初入)

통상 석유화학 회사를 떠올릴 때, 정제 마진 스프레드에 따라 사이클에 갇혀 있는 뻔한 사업, 성장이 거의 없는 올드한 비즈니스라는 일반화에 빠지기 쉽습니다.

아래는 LG화학의 10개년 실적 추이와 시가총액의 변화입니다. 동사 역시 석유화학이라는 프레임에 속에서 지루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는 것 같았으나, 2020년을 변곡점으로 그러한 편견을 멋지게 깨부수고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습니다.

LG화학 10년 실적 및 시가총액 추이

이러한 변화는 동사가 10년 전부터 전기차 산업의 미래를 확신하고, 연관 비즈니스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단행해 온 결과입니다.  

10년 전과 현재의 LG화학 포트폴리오를 비교해보면, 전지사업부문과 소재사업부문의 매출액 및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연하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전지사업(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매출액 규모에서 석유화학부문과 대등할 정도로 성장했고, 영업이익 기여도 역시 3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한편 소재 사업부문도 전지사업의 성장과 함께 꾸준히 실적에 기여하고 있으며, 2012년에는 없었던 생명과학 부문도 신성장 사업으로 추진 중입니다.

LG화학 사업부문별 매출비중

LG화학의 체질 변화가 갖는 의의는 높게 평가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화학회사라고 해서 모두 이런 변화를 보여 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만약 어떤 투자자가 석유화학 타 경쟁사에 10년간 장기투자 한다고 했을 때, 수익률 측면에서 LG화학과 유사한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아래는 같은 화학 섹터인 롯데케미칼의 시가총액 흐름입니다.

롯데케미칼 10개년 매출액 및 시가총액 추이

기업은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과 실무진의 실행력, 우호적인 거시 환경이 조합되면서 움직이는 생물입니다. 아무리 지루한 인더스트리라도 꿈을 만들어 가는 기업, 변화하는 기업은 나오기 마련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러한 기업을 찾아서 주시하고, 펀더멘탈이 향상되는 과정을 기업과 함께 인내하는 것이 투자의 핵심 중 하나일 것입니다. 

화학, 전지, 소재, 3 편대의 위용(威容)

석유화학부문

2020년부터 국내 NCC 계열 석유화학 회사들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 오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 수년간 국내의 NCC(Naphtha Cracking Center, 석유를 원료로 사용)계열 회사들은 해외 ECC(Ethane Cracking Center, 천연가스 원료 사용) 계열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원재료 가격 및 전방산업 위축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펜데믹 이후 수급의 개선 및 원유가격의 안정이 이어지는 동시에, 전방 산업의 턴어라운드로 인해 Big cycle 국면이 도래했고, 현재 국내 최대규모 에틸렌 Capa.를 보유한 LG화학도 서프라이즈 실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1년 2Q 영업이익 1.32조원 수준)

석유화학회사는 정유사가 석유를 정제하여 얻은 “납사”를 원료로 매입하여, 이를 다시 정제 후 C2(에틸렌), C3(프로필렌), C4 (부타디엔), C6(BTX) 계열의 기초 유품을 뽑은 다음, 여기서 합성수지, 합성섬유, 합성고무 및 기타 화학제품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합니다. 

석유화학 산업 계통도

동사의 석유화학부문은 주로 합성수지 분야에서 에틸렌, 프로필렌, PE, PP, PVC, ABS 등 폭 넓은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특히 동사의 ABS(고부가합성수지)는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인 동시에, 수익성이 좋기 때문에 ABS의 스프레드(제품가격 – 원재료)가 화학부문 실적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ABS 제품은 정보통신(IT), 가전제품, 자동차 소재로 주로 사용되는데, 코로나 펀데믹 이후 전방 수요가 급증하면서 최근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지사업부문 (“LG에너지솔루션”, ’20 12 물적분할)

전지사업부문은 EV 배터리, ESS 배터리, 소형 Application 배터리를 제조/판매하고 있으며, 향후 LG화학의 성장 스토리를 그릴 가장 축입니다. 동사가 ’20 이후 전지사업부문에만 투자한 규모만 8 9천억이 넘습니다.

전지 사업부문

현재 EV배터리 Capa.기준으로 동사는 CATL와 함께 세대 최대 규모(약 120Gwh)로, 향후에도 대규모 투자를 계속 이어가면서 2025년 Capa.는 400Gwh 규모를 초과할 것으로 보여, CATL와 함께 이 시장을 계속 선도할 확률이 높습니다.

동사는 지난 3월 충북 오창공장의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 2기를 올 3분기까지 증설하는 한편, 4월에는 GM과 미국 테네시에 제2 합작공장을 2조원 가량 투자를 결정하며 2024년 상반기까지 35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현재 100GWh Capa. 인 파우치 배터리는 ’23년 200GWh 규모로, 20GWh Capa.인 원통형 배터리는 ’23년 60GWh 규모로 증가할 예정입니다.

LG화학 양극재 증설 예상

이처럼 LG화학이 투자 및 증설에 총력을 다하는 이유는 미래의 xEV 배터리 헤게모니를 잡기 위해서 입니다. xEV 배터리 시장은 ’20년 기준 139GWh 규모인데, ’30년에는 3,200GWh수준으로 여전히 고속 성장하여 EV 침투율이 현재 5% 수준에서 50%까지 증가할 예정입니다. 결국 동사는 전지 사업부문과 첨단소재의 양극재 분야에서 지속적인 투자와 증설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대목이 작년 LG화학이 전지사업부문의 물적분할을 선택한 이유입니다. 작년에 동사의 물적분할 이슈로 인해 많은 소액주주들의 원성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동사는 Minority 주주에게 불리하다는 점을 알면서도 배터리 사업의 대규모 자금조달(IPO)을 위해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 분할을 선택하였습니다.

인적분할 시에는 기존 주주구성이 hurdle로 작용하여 신주 모집에 있어서 불리하지만, 물적 분할을 하게 되면 기존 자회사를 100% 지분으로 지배할 수 있기에, 지분 활용도가 높아지고, 외부 SI(전략적 투자자)의 투자 규모를 보다 크게 가져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적분할을 하면 주주입장에서 분할 비율에 따라 기업가치대로 주식수를 받기 때문에 분할 전/후에 소유한 주식가치 변화가 없으나, 물적 분할을 하게 되면 핵심 사업부를 따로 떼어내서 기존 존속회사의 자회사로 설립하게 되고, 이 때 존속회사의 기업가치에 신설 자회사의 지분이 Double Counting 되어 있다는 논리로 기업가치의 희석효과가 발생합니다.

사실 이 부분은 LG화학의 EV향 배터리 성장을 보고 투자를 결정한 소액주주들에게는 억울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이처럼 소액주주들의 권리가 크게 존중되지 않는 부분은 한국 주식시장이 Discount를 받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다만 본 이슈가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LG화학 연결실체가 효율적인 자본 재배치를 통해 자금 조달비용(WACC)을 낮출 수 있다는 점도 주주로서 고려해야 합니다. (LG화학이 인적분할 했을 경우, 대규모 자본조달이 어려워 해당 부분만큼 차입이 늘어날 수 있고, 타 사업부문에 대한 투자여력이 축소될 수 있기에) 또한 xEX 배터리 사업의 성장 수혜가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을 보유한 LG화학에게 돌아온다는 전제 역시 유효합니다.

더욱이 배터리 사업의 분할에도 불구하고, 성장성 높은 첨단소재 사업, 바이오 사업 등이 LG화학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버티고 있으며, 신학철 부회장 역시 7월 컨퍼런스 콜에서 해당 분야에 향후 5년간 10조원이상을 투자하겠다고 공표하며 ‘주주 가치 확대’를 약속한 바 있습니다.

첨단소재부문

전지사업부문의 분사 이후, 이제 LG화학의 성장을 가늠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잣대는 첨단소재부문입니다. 동사는 소재부문의 핵심인 양극재 사업은 ’20년 4만톤에서 ’26년 26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양극재 재료 수급의 안정성을 위해 광산업체와의 JV도 진행 중입니다. 품질 안정성만 확보된다면 LG에너지솔루션이라의 배터리 사업이라는 확실한 Captive 마켓을 보유하였기에, 동사의 양극재는 타 양극재 회사 대비 확실한 경쟁우위를 가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첨단소재부문은 양극재 사업 뿐만 아니라, 탄소나노튜브(CNT)를 주력 사업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CNT는 주로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전기 흐름을 돕는 도전재로 쓰일 예정으로, 기존 석유화학 공정에서 나오는 카본블랙 대비 10% 높은 전도도를 갖는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입니다. 회사는 기존 500톤 규모 No.1 CNT 플랜트 외에 지난 4월 1.2천톤 규모의 No.2 CNT 플랜트를 신설하여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CNT플랜트 Capa.역시 ’25년까지 3배 이상 확대할 예정)

기타(생명과학, 팜한농)

당뇨치료제, 미용필러, 성장호르몬제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생명과학부문(LG생명과학에서 인수) 인수 4년간 굵직한 투자가 전무했으나, 올해에만 2,000 수준의 투자를 통해 신약개발 등임상성공을 위해 속도를 것으로 보입니다. (2020년에 매출 6,614억원, 영업이익 538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 기록) 그린바이오를 대표하는 자회사인 팜한농도 DB그룹에서 인수한 이후 농약시장에서 국내 1 점유율(25%) 지키는 본업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고, 동남아 중남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2019 말레이시아 판매법인 설립, 2021 3 중국 법인은 철수

눈부신 ’21.2Q 실적 속, 명(明)과 암(暗)

회사의 2분기 실적을 보면 전년동기 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의 파격적인 증가가 있었습니다. 

화학과 전지사업이 호조를 이어갔고, SK이노베이션과의 기술 이슈 합의로 로열티 1조원에 달하는일회성 수익까지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 리콜 비용 추정, 소송 합의금 1조원은 현재가치 할인 반영 (회사 사업보고서 참조)

2분기 실적이 보여주는 현재 동사의 퍼포먼스는 손색이 없습니다. 그러나 주가는 향후 성장성과 미래 이익을 선반영하기 때문에 결국 향후 긍정적 실적전망이 확실히 담보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부러질 수 있습니다.

우려되는 부분 중 하나는 수익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화학부문의 스프레드(Spread= 판매가격-원재료가격)지표 입니다. 석유화학 회사에 투자한다면 첫째로 중요한 지표가 스프레드이고, 둘째로 중요한 지표도 스프레드입니다. 화학회사의 본질은 원재료를 정제하여 창출한 마진을 취하는 것으로, 제품가격(P)이 올라가도 원재료가격이 상승하면 마진 구간이 Squeeze되기에 “스프레드”는 이익의 방향을 가늠하는데 가장 영향력있는 Index입니다.

아래에 최근 ABS의 Spread를 보면, 고점에서 톤당 900불을 깨고 내려오는 모습입니다. 이대로 스프레드가 흘러가면 3분기 화학산업 마진율이 2분기 대비 향상되기는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ABS, PVC Sperad

물론 여전히 미국에서 한파 이후 가구 등 내장내 공급이 부족한 상태로 수급상에 유리한 점이 존재하고, 유가도 최근 한 달간 다시 70불 아래로 떨어지고 있기에 스프레드가 방향성을 정했다고 확신할 순 없습니다. (Weekly로 모니터링 필요)

또한 2차전지 부문에서도 미국 코로나 확산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ESS 배터리 판매가 계획보다 부진한 편입니다. EV향 배터리 역시 폭스바겐 등 완성차 OEM에서 배터리 내재화 계획을 가지고 있기에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을 계속해서 실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부담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차량용반도체 수급차질 여파로 매출 증가세도 둔화 추세)

STOP 밸류에이션, 드러난 우선주 매력

LG화학같이 특성이 다른 다양한 사업군을 보유한 기업의 밸류에이션은 STOP(Sum of the Parts) 방식으로 파악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각각의 비즈니스를 쪼개서 사업부문 가치를 따로 구한 뒤에 회사의 순차입/순현금을 가감한 뒤, 궁극적으로 기업의 순자산 가치를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앞서 언급한 회사의 리스크 사항들을 일부 고려하여 Multiple에 10%를 추가로 할인한 보수적인 방식으로 평가했을 때, ’21년 기준 적정주가 추정치는 90만원 수준입니다. 다소 가혹한 기준으로 접근했으나, 현재 주가가 89만원대에서 움직이는 점을 감안하면 업사이드가 많아 보이진 않습니다.

EBITDA : 증권사 3개월내 컨센서스 평균치

오히려 현재 보통주의 벨류에이션을 살펴보았을 때, 우선주인 LG화학우가 투자매력이 커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보통주는 의결권을 가지고 있어서 우선주보다 높은 가격으로 형성되는데, 우선주가 배당을 우선적으로 더 많이 가져간다는 프리미엄을 감안한다고 해도, 유독 한국시장에서는 본주 대비 괴리율이 큽니다. 과거 역사적 평균으로 볼 때 LG화학 우선주는 본주와 45~50% 수준의 괴리율을 가졌는데, 현재 8/19일자 LG화학 우선주의 가격은 401,000원으로 본주와 괴리율이 55%입니다. 또한 현재 시가 배당률은 2.5%라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우선주 투자는 본 주 대비 화끈한 시세를 향유하지 못하는 단점도 있으나, 적정 수준의 배당률이 주가 하락 시 하방지지 역할을 할 수 있기에 소액주주에게 분명한 메리트가 있습니다.


  • 본 블로그에 포스팅 내용은 절대 종목 추천이 아닙니다.
  • 투자의 선택은 개인의 선택이며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개인에게 있습니다.
  • 정확한 사실과 내용이 다를 수 있으며 본 정보는 지적재산권에 대상으로 무단 복재 배포하게 되면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가 될 수 있도록 양질의 포스팅을 올리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 모두 경제적 자유를 이루었으면 좋겠습니다.

반응형